칼럼

정양진의 야생화 세계 - 大葉風蘭의 因緣

竹泉 2011. 6. 2. 15:51

 

大葉風蘭의 因緣

 

네 이름 大葉風蘭이라 했던가?

이 땅에 태어나

두 해를 넘겼을까

한 식구를 들였다

남쪽바다 거제에서

 

봄, 여름

시원한 바람일어

숨구멍으로 들던 상큼한 갯내

남쪽바다에 띄워두고

기름 탄 냄새 숨쉬기 어렵고

앞이 막혀

해 뜨는 것조차 볼 수 없는 답답한 공간

 

열대야로 밤잠 설치는 酷暑,

살을 에는 酷寒에도

넌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마른나무에 강한 뿌리를 내렸다.

 

 

겨울, 가을, 여름, 봄

아침저녁 네 곁에 서면

언제나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았었지

 

 

그 인연으로세 해를 넘겼으니

이제 다섯 살이 되었는가?

달이 바뀌고 해가 거듭될수록

잎과 뿌리 굵어졌다.

 

 

시원한 바람 일고 따스한 햇볕 든 어느 봄날

두 대의 꽃대가 솟아올랐다

고향 거제를 떠나야했던

슬픈 사연 가슴에 묻고

첫 꽃 피워내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

 

 

줄줄이 피어나는 꽃잎에 박힌 아픈 사연들

맑은 향으로 승화되어 아름답게 피어나네

 

야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청초한 너의 자태

좋은 인연되었으니

오래도록 함께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