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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진의 軍 생활 속으로

정양진의 軍 생활 속으로 (제6회) - 제대증 부정발급 사건

by 竹泉 2012. 12. 20.

 

- 지휘관의 기지로 목숨 살려 원 부대로 보내 -
병적관리과에서 민원인의 병적확인원 발급업무를 처리했던 여수 출신의 동기생 김00이 출원자의 병적기록표를 찾아 제대증에 기록된 전역특명을 특명철과 대조하였으나 일치하지 않으므로 병적관리과 김00 과장은 청장에게 보고하게 되는데 병적확인 출원서에 첨부된 제대증은 위조 발급된 가짜 제대증으로 확인되었다.

무청 관계자는 병적확인서 발급을 원했던 민원인을 조용한 곳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알아본 결과 모병담당으로 파견되어 근무하고 있었던 제대말년의 현역 군인에게 돈을 주고 부정발급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그는 명예롭지 못하게 병무청 파견근무를 접고 원 부대로 복귀시키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걸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지휘부는 그에게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감시병을 둬 막사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제한함으로 인하여 받은 충격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날 퇴근시간, 중대장 육군 대위 임00는 내무반 저녁 불침번을 모두 집합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분위기는 더욱 살벌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중대장은 침상에 누어있는 사고를 친 병장을 향해 저 사람이 저녁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잘 살펴야 될 것이야라는 짤막한 지시를 남기고 내무반을 나갔다.
그날 필자의 불침번 시간은 아마도 22:00~24:00로 기억된다. 선임 병 한 사람이 침상에 누워 있는 사고를 친 병사를 흔들어 봤으나 코고는 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의식이 없는 걸 발견하게 된다.
중대장에게 보고되고 마침내 중대장이 등청하여 동산병원으로 이송되는 조치는 아주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삶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게 되지만 부하가 저지른 잘못을 용서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였던 데는 중대장이었던 육군 대위 임00가 있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 없이 회복되었고 청으로 돌아오지 않고 원 부대로 복귀시켰던 것 또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겠다는 지휘관의 깊은 뜻이 있었지 않았을까.
또 사건을 군 수사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원 부대로 복귀시키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 든 것만 보더라도 당시 지휘부의 조치가 현명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시대의 병무청의 분위기는 현역군인, 그것도 일개 사병에게 돈을 주고 제대증을 부탁할 만큼 어두웠던 때여서 병역과 관계된 부조리한 비리들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뒷날 들리는 말에 의하면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하고 자살을 기도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정하게 발급해준 제대증이 문제가 되었을 경우에 대비하여 수면제를 소지하고 다녔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부정 발급된 제대증에 관한 사실관계가 밝혀졌을 때부터 외부의 출입이 불가능하도록 조치를 했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한국전이 끝나고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남북 간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었고 미국은 월남전에 우방국의 파병을 요청하고 있었던 시대여서 자식을 둔 부모들의 입장에서 볼 때 모든 방법을 이용하여 병역을 면제 받으려 하였을 것이라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 의 열악한 군비를 보완하기 위하여 자주국방태세의 확립이란 구호를 내걸고 북한의 침략에 대비하려 힘썼지만 전략무기나 한국군의 체력에 적합한 M16소총의 확보는 쉽게 이루어지질 않았다.
M1 소총은 너무 무거워 한국인의 체력에 맞지 않았으므로 당시 월남전에서 미군에 지급된 M16소총은 명중률이 높고 가벼워 한국군의 체력에 좋은 무기였으나 말로만 우방이라 지껄이던 미국정부는 우리 정부의 요청을 쉽게 들어주지 않았다.
마침내 월남전에 파병한 군인이 귀국할 때 한 장병이 한 정씩 반입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는 합의하게 된다.

육군본부에 소속되었던 병사구사령부1962년 정부조직법 개편에 따라 국방부 소속인 '경상북도병무청'으로 이름을 바꿔 달게 되고 병무행정이 군에서 행정부로 이관되는 과도기에 투입된 현역병들의 보조역할은 비단 경상북도병무청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국 도() 병무청에서 아주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과 현역군인이 한 울안에서 근무하는 동안 두 신분 사이에서 일 수 있었던 갈등이나 상호간의 반목은 찾아 볼 수 없어 아주 다행으로 생각되었다.
- 계 속 -

한국의 야생화 -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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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진 (jyj3491@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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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2012-07-28 12:40:58) 17 8
정양진 기자님의 감칠맛 나게 계속되는 군 생활 속의 파노라마.. 이번 6회에서는 지혜(智)와 어짊(仁)과 용기(勇)를 지닌 훌륭한 지휘관의 모습을 봅니다.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진정한 용기를 가진, 지혜롭고 어진 지도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정양진 선생님.. 지금까지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가중 (2012-07-24 11:45:16) 16 9
재밌어요...
위성욱 (2012-07-23 16:05:33) 15 7
하나의 조직을 이끌려면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우리나라도 리더를 뽑을 날이 5개월도 못남았네요. 배고프다고 양심을 버려서는 안되겠지요? 슬픈 이야기지만 중대장의 순간 기지로 흐뭇해집니다.
김한정 (2012-07-23 11:15:17) 14 16
그 시대에는 군부조리가 많을 시기는 아니었는데도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지휘관의 현명한 조치로 문제없이 해결되었군요. 지휘관의 순간 판단이 돋보이는 멋진 글입니다.^^